K-콘텐츠와 K-IP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캐릭터 기업이 해외 IP를 들여와 쓰거나 반대로 자체 IP를 해외에 수출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헤세드코퍼레이션이 파트너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공통적으로 목격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문 계약서를 받으면 일단 “대충 읽고” 서명하는 경향입니다. 분쟁이 생기고 나서야 계약서를 꺼내 들면, 그제서야 불리한 조항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해외 IP 라이선스 계약에서 한국 기업이 반복해서 놓치는 5가지 함정을 짚어보겠습니다.
1. 라이선스 범위(Scope of License)가 모호하게 쓰여 있다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문제입니다. 계약서에 “캐릭터 이미지를 상품에 사용할 수 있다”라고만 적혀 있다면, 어떤 상품 카테고리까지 허용되는지, 온라인 판매도 포함되는지, 해외 수출은 가능한지 — 이 모든 것이 불명확합니다.
라이선스 범위는 반드시 아래 항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 구분 | 확인해야 할 내용 | 주의 사항 |
|---|---|---|
| 상품 카테고리 | 어떤 품목에만 사용 가능한가 | 카테고리 외 제품 생산 시 계약 위반 |
| 판매 채널 | 오프라인·온라인·해외 포함 여부 | 채널별 별도 계약이 필요할 수 있음 |
| 사용 지역 | 국내 전용인지 글로벌인지 | 지역 외 유통 시 계약 위반 |
| 독점 여부 | 독점(Exclusive)인지 비독점인지 | 독점 계약은 통상 MG가 높음 |
범위가 좁게 설정되어 있으면 새로운 굿즈 카테고리를 추가하거나 판매 채널을 확장할 때마다 라이선서(Licensor)에게 별도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협상 단계에서 예상 가능한 확장 범위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시해두는 것이 나중을 위해 유리합니다.
2. 준거법(Governing Law)과 분쟁 해결 조항을 간과한다
영문 계약서에는 보통 아래와 같은 조항이 있습니다.
“This Agreement shall be governed by and construed in accordance with the laws of the State of California.”
이를 읽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분쟁이 발생하면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캘리포니아 법을 기준으로 싸워야 합니다. 소송 비용, 현지 변호사 수임료, 시차를 감안한 대응 비용 모두 한국 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협상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준거법: 가능하면 한국법, 아니면 중립적인 싱가포르법이나 영국법을 제안합니다.
- 분쟁 해결 방식: 소송(Litigation) 대신 국제 중재(Arbitration)를 요청합니다. ICC(국제상업회의소)나 SIAC(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를 활용하면 소송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 중재 장소: 서울 또는 싱가포르로 합의를 시도합니다.
상대방이 조항 수정을 강하게 거부한다면, 적어도 중재 조항만은 삽입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인 타협점입니다.
3. MG와 로열티 정산 조건이 불투명하다
IP 라이선스 계약의 핵심 조건 중 하나가 최소보장금(Minimum Guarantee, MG)과 로열티(Royalty)입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매출의 X%를 분기별로 지급한다”라고만 적혀 있고 아래 항목들이 빠져 있다면 나중에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로열티 관련 조항들:
- Net Sales 정의: 로열티 산정 기준이 총매출(Gross Sales)인지 순매출(Net Sales)인지를 명확히 합니다. Net Sales라면 어떤 항목이 차감되는지(반품, 운임, 세금 등)를 구체적으로 열거해야 합니다.
- 정산 보고 방식: 로열티 보고서(Royalty Report)를 어떤 형식으로,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는지 명시합니다.
- 감사권(Audit Right): 라이선서가 장부를 직접 감사할 수 있는 권한 여부와 감사 비용 부담 주체를 확인합니다.
- MG의 성격: MG가 선급 로열티(Advance against Royalty)인지, 별도 라이선스 비용(License Fee)으로 부과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MG를 선급 로열티로 처리하면 이후 발생한 로열티에서 MG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정산됩니다. 반면 License Fee로 규정되어 있으면 로열티와 별개로 MG 전액을 납부해야 하므로 초기 부담이 커집니다.
4. 계약 종료 후 잔여 재고 처리 조항이 없다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거나 갱신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창고에 남은 재고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라이선서는 “계약 종료 즉시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라이선시는 재고 소진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 충돌합니다.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계약 종료 후 [X]개월간 잔여 재고 판매 권리(Sell-off Period)를 부여하며,
해당 기간 내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는 정상 로열티를 적용한다.
Sell-off Period는 통상 60일~6개월 수준으로 협상하며, 기간이 길수록 라이선시에게 유리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된 상품 페이지의 비활성화 처리 기한도 함께 명시하면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5. 품질 승인(Quality Approval)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하다
해외 IP 라이선서들은 브랜드 보호를 위해 품질 승인 절차를 계약에 포함시킵니다. 자체 QA(품질보증) 시스템이 구축된 대형 라이선서일수록 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립니다. 문제는 승인 절차가 지연되면 시즌 상품 출시 타이밍을 놓친다는 점입니다.
품질 승인 관련 협상 포인트:
- 승인 요청 후 응답 기한(통상 5~15영업일)을 계약서에 명기합니다.
- 응답이 없을 경우 ‘묵시적 승인(Deemed Approval)‘으로 처리한다는 조항을 삽입합니다.
- 수정 요청 횟수(Round)를 2~3회로 제한하고, 초과 시 추가 비용 없이 승인 완료로 간주하는 조항을 추가합니다.
- 디지털 시안(목업)은 별도의 간소화된 승인 절차를 적용하도록 합의하면 실무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품질 승인 조항은 라이선서가 쉽게 양보하지 않는 영역이지만, 타임라인과 응답 기한에 대한 명시는 대부분 수용합니다. 이 부분만 확보해도 실무에서 체감하는 차이가 큽니다.
마치며 — 계약서는 관계의 설계도입니다
해외 IP 라이선스 계약서는 파트너십 기간 내내 두 회사의 관계를 규정하는 설계도입니다. 좋은 관계에서 시작하더라도 계약서가 불명확하면,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었을 때 갈등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계약 검토에 드는 비용은 나중의 분쟁 처리 비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헤세드코퍼레이션은 IP 유통 및 굿즈 제작 현장에서 파트너사들과 함께 계약 이슈를 검토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리스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해외 라이선스 계약 검토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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