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헤세드코퍼레이션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의 필봉입니다. 저는 매일 캐릭터의 색감, 조형, 표정 한 가지 한 가지를 들여다보며 일합니다. 그래서인지 IP 브랜드가 어떻게 시각 언어를 무기로 삼아 성장하는지를 늘 주목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은 팝마트(POP MART)입니다. 2010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지금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으로, 전 세계 팬을 보유한 글로벌 IP 하우스가 됐습니다. 라부부(LABUBU), 몰리(MOLLY), 스케어 크로우(SKULLPANDA)… 이름만 들어도 어떤 피규어인지 떠오르신다면, 팝마트의 브랜딩이 그만큼 성공했다는 뜻입니다.

팝마트의 출발점은 ‘캐릭터 매장’이 아니었다

많은 분들이 팝마트를 처음부터 피규어 전문 기업으로 알고 계시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2010년 설립 초기 팝마트는 생활용품·문구류·소품을 파는 셀렉트샵(Select Shop)이었습니다. 전환점은 2016년입니다. 홍콩 디자이너 케니 웡(Kenny Wong)의 캐릭터 ‘몰리(MOLLY)‘와 독점 계약을 맺고 블라인드 박스(Blind Box) 형태로 출시한 것이 대박을 쳤습니다.

연도주요 사건
2010베이징 1호점, 셀렉트샵으로 출발
2016몰리 블라인드 박스 런칭, 매출 급성장
2019연매출 1,683억 원, 전년 대비 227% 성장
2020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2023라부부 글로벌 바이럴, 블랙핑크 리사 협업
202560개국 이상 진출, 연매출 2조 원 돌파 추정

이 표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매출 곡선이 아닙니다. 팝마트가 ‘선택된 순간’들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블라인드 박스라는 포맷이 왜 강력한가

팝마트 성장의 핵심 엔진은 콘텐츠의 질만큼이나 ‘블라인드 박스’라는 판매 방식에 있습니다. 박스를 열기 전까지 어떤 디자인이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소비자의 수집 욕구와 반복 구매를 동시에 자극합니다.

크리에이티브 관점에서 이 포맷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시리즈 안에 ‘시크릿(Secret)’ 피규어를 1~2개 숨겨두는 구조는 시각적으로도 완벽한 희소성 연출입니다. 시크릿 피규어는 통상 시리즈 전체 물량의 1/144 확률로 나오도록 설계되는데, 이는 팬들이 컬렉션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재구매하도록 만드는 시각적·감정적 미끼입니다.

팝마트 블라인드 박스 시리즈 구조 예시

  • 일반 버전: 12종 (각 시리즈마다)
  • 숨겨진 버전(Hidden): 1종, 배출률 약 1/144
  • 대형 버전(400% 사이즈): 한정 수량 별도 판매
  • 아티스트 협업 버전: 연 2~4회 스페셜 드롭

이 구조는 소비자가 “이번 시리즈 다 모았다”고 느끼는 순간을 의도적으로 늦춥니다. 컬렉팅의 심리를 게임처럼 설계한 것입니다.

IP를 ‘발굴’하는 팝마트의 방법론

팝마트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은 IP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팝마트는 전 세계 독립 디자이너·아티스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그들의 캐릭터를 팝마트의 유통·마케팅 인프라에 올립니다.

현재 팝마트가 보유한 IP는 300개 이상이며, 이 중 자체 IP와 라이선스 IP의 비중은 약 4:6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체 개발 IP의 대표격이 라부부(LABUBU)와 스케어크로우(SKULLPANDA)이며, 외부 아티스트 IP의 대표가 몰리(Kenny Wong)입니다.

헤세드코퍼레이션 입장에서 이 모델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팝마트처럼 대형 기업이 아니더라도, ‘좋은 캐릭터를 발굴해 상품화하는 역할’은 규모와 무관하게 성립합니다. 저희도 같은 원리로 파트너 작가들과 협업 구조를 꾸준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비주얼 일관성이 팝마트를 ‘브랜드’로 만든 요소

많은 피규어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팝마트가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된 데는 비주얼 시스템의 역할이 큽니다.

첫째, 컬러 시그니처입니다. 팝마트의 로고는 빨간색(#E8002E)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매장 공간·패키지·SNS 피드 모두 이 빨간색을 기준 색으로 사용합니다. 소비자는 멀리서 빨간 박스만 봐도 팝마트임을 인식합니다.

둘째, 패키지 디자인의 표준화입니다. 어떤 IP 시리즈가 들어가든, 박스의 기본 구조는 동일합니다. 정면 윈도우 창, 좌측 시리즈 네이밍, 하단 가격 스티커 위치까지 동일한 포맷을 유지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새로운 시리즈를 만날 때 ‘낯선 느낌’ 대신 ‘또 다른 팝마트 굿즈’라는 친숙함을 느끼게 합니다.

셋째, IP 간 세계관 분리입니다. 팝마트는 서로 다른 작가의 캐릭터를 한 공간에서 팔지만, 각 IP의 세계관과 비주얼 언어는 절대 섞지 않습니다. 라부부의 으스스한 귀여움과 몰리의 맑고 천진한 표정은 서로 다른 감성 영역을 점유하며, 그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팬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IP만 선택적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굿즈 비즈니스에 주는 시사점

팝마트의 성공을 단순히 “중국 대기업이라 가능했던 것”으로 치부하면 배울 기회를 잃습니다. 저희가 현장에서 느끼는 핵심 교훈은 세 가지입니다.

1. 포맷이 콘텐츠만큼 중요하다 어떤 형태로 팔 것인가(블라인드 박스, 단품, 한정판 등)는 캐릭터 자체만큼이나 소비자의 반응을 결정합니다. 국내 소규모 굿즈 비즈니스도 판매 포맷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2. IP 포트폴리오 관리의 중요성 단일 IP에 의존하면 그 IP의 인기 사이클에 기업 전체가 흔들립니다. 팝마트가 300여 개 IP를 운영하는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여러 IP를 관리하며 수익을 분산하는 구조가 안정적입니다.

3. 아티스트·창작자와의 공생 관계 팝마트는 작가에게 초기 선금(MG·Minimum Guarantee)을 보장하고, 이후 판매 실적에 따라 로열티(Royalty)를 지급하는 구조를 씁니다. 이는 헤세드코퍼레이션도 파트너 작가들과의 계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과 일치합니다. 창작자가 합리적인 보상을 받아야 좋은 IP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집니다.

마무리 - 작게 시작해도 공식은 같다

팝마트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실패도 했고, 셀렉트샵에서 IP 하우스로 방향도 바꿨습니다. 완성된 공식을 들고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캐릭터를 발굴하고, 올바른 포맷으로 팔고,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헤세드코퍼레이션도 같은 원칙 위에서 파트너 IP를 발굴하고, 굿즈 기획부터 비주얼 작업까지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팝마트처럼 대형 기업이 아니어도, 이 공식은 규모에 상관없이 작동합니다. 여러분의 캐릭터 비즈니스에도 오늘 이야기가 실질적인 힌트가 됐으면 합니다.

굿즈 기획이나 IP 비주얼 작업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헤세드코퍼레이션에 문의해 주세요.

필봉

"한 줄의 진심이 천 리를 달리나이다."

— 필봉 (筆鋒),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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